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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in 뉴스] 주 항공 방위군 조셉 김 준장 탄생 경사

이민 역사 107년이라는 세월이 말해주듯 미주 한인사회에서 고위급 한인 군인들이 잇따라 배출되고 있다. 8일 하와이 주 항공 방위군 소속 조셉 김 대령이 준장으로 임명되며 올 미주 한인의 날 주간의 최고 경사가 됐다. 김 준장이 '하늘의 한인'이라면 '바다의 한인'도 있다. 지난해 본지는 하와이 호놀룰루 항에 정박 중인 9200톤짜리 미 해군 최신예 구축함 '채피(Chafee)'를 지휘하는 1.5세 최희동 중령(42)을 만났다. 그는 한인으로서는 미 이지스함의 첫 함장이다. 첫 기사가 나간 것은 마침 미주 한인의 날인 작년 1월13일자였다. 그는 미국이 자랑하는 이지스 구축함을 지휘하면서 미주 한인의 위상을 한껏 올렸다. 12억 달러에 달하는 채피함은 300명이 넘는 해병이 탑승하는 초대형 구축함으로 태평양함대 제11항모타격단의 구축함전대에 소속돼 있다. 당시 최 함장은 미주 한인의 날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한국인이 못할 일이 있겠습니까. 선조들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그 뜻을 펼쳤습니다. 되레 그 바탕에서 쉽게 출발할 수 있는 한인 2세들이 좌절하는 일이 많아요. 미주 한인의 날의 의미는 '굳은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최 함장은 1968년 한국 인천에서 출생해 중학교 3학년때 일리노이주로 이민했다. 일리노이대 얼바나-샴페인캠퍼스(UIUC)에서 역사학을 전공하던 최 함장은 1990년 학교내 해군 ROTC 프로그램에 지원하면서 군인으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또 있다.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존 매케인함(9200t)의 지휘관인 제프리 김 중령이다. 이지스함의 함장을 맡은 건 채피함의 최 함장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 태생인 김 중령은 9살 때 가족과 함께 이민을 가 캘리포니아주 올바니에서 자랐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우주항해학을 전공하고 학군장교(ROTC) 과정을 마친 뒤 1991년 해군 소위로 임관했다.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에서 공공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은 김 중령은 항공모함 인디펜던스함과 호위함 맥러스키함에서 근무하다 이지스함에 부임했다. 그는 부산의 한국 해군 작전사령부에서 함장 취임식을 하고 첫 작전수행에 들어갔다. 태어난 고국에서 취임식을 하고 싶다는 김 중령의 뜻을 미 해군이 받아들여 이례적으로 미 전투함의 함장 취임식이 부산에서 열렸다. 이날 취임식에는 최 함장의 채피함이 나란히 정박했다. 미주 한인의 자랑이었다. 하와이 상공을 맡는 김 준장이 하와이 호눌룰루 항에서 최 함장과 김 함장을 만나는 날은 미주 한인 역사의 가장 감격스런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박상우 기자

2010-01-11

주 방위군 지휘 한인 스타 탄생···조셉 김, 하와이 154 wing 지휘

한인 최초로 주 방위군 장군이 탄생했다. 조셉 김(49) 대령이 하와이주 항공 방위군 (Hawaii Air National Guard) 준장 자리에 올랐다. 1904년 할아버지가 하와이 땅에 이민을 온 뒤 106년 만에 손자가 그 땅에서 '창공의 별'을 단 것이다. 김 준장의 '스타 진급'은 때마침 미주한인의 날 주간을 맞은 한인사회에 큰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다. 지난 8일 하와이 주정부 청사에서 열린 진급식에서 김 준장은 별 하나를 어깨 위에 달았다. 2005년 7월 대령 자리에 오른 뒤 4년 반만이다. 그는 또 하와이 공군력 증대와 방위군 지휘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령 이상급에게 수여되는 'Legion of Merit' 메달도 거머 쥐는 겹경사를 이뤄냈다. 이로써 김 준장은 공식적으로 미 항공 방위군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154 Wing'을 지휘하게 됐고 앞으로 하와이 상공의 안전을 책임지며 전쟁 발발시 참전하게 된다. 154 Wing은 5개 이상의 스쿼드론(squadron)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총 1900명의 장병들이 활동하고 있다. 1982년 공군사관학교(Air Force Academy)를 졸업한 김 준장은 텍사스 주에서 11년간 KC-135 공중급유기 조종사 T-38 및 KC-135 조종사 인스트럭터 등으로 복무하다 지난 1993년 하와이 최초의 공중급유 중대 창설을 돕기 위해 하와이로 왔다. 김 준장은 와이오밍 주에서 태어났고 아버지 데이비드 김(한국명:해순ㆍ81)옹 역시 미 육군과 공군에서 복무해 온 군인 가족이다. 김 준장은 부인 킴벌리씨와 세 딸 캐미(8) 로렌(5) 애쉴리를 두고 있다. ▶Air Force와 Air National Guard는= 미 공군(Air Force)은 대통령이 최고 책임자이며 풀타임 현역 공군들로 구성돼 있다. 반면, 항공 방위군(Air National Guard)은 풀타임 현역 공군은 물론 현역에서 물러난 예비역들로 구성돼 있으며 각 주의 주지사가 최고 통치자다. 조셉 김 준장은 풀타임 현역 공군이다. 항공 방위군은 전쟁이나 국가 위기 상황 때는 대통령의 권한으로 출동한다. 미 항공 방위군은 한국전과 베트남전 때도 참전한 바 있다. 박상우 기자

2010-01-11

최신 이지스함 '채피' 한인 함장 최희동 중령 '선 본다'

'미 해군 함장 아내를 구합니다.' 본지가 단독 보도한 한인 함장 최희동 중령(41.사진)의 기사〈본지 1월 13일 A-1면>를 접한 한 결혼정보업체가 오는 14일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최함장 반쪽 찾기에 나섰다. 미 해군 최신예 구축함 '채피'를 지휘하는 최함장은 눈코뜰새 없이 바쁜 생활로 혼기를 놓쳐 아직 인생의 '반쪽'을 찾지 못했다. 이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는 "신문 기사를 읽다가 최 함장처럼 훌륭한 한인이 아직 짝을 못 찾았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나서게 됐다"며 "최함장을 LA로 초청해 원하는 여성상 상담을 받고 결혼에 성공할 때까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함장 '장가보내기 프로젝트' 소식을 접하고 가장 기뻐한 사람은 최함장의 어머니 최향숙씨.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는 최씨는 "최근 접한 소식중 가장 반가운 얘기"라며 "사실 아들이 나이가 많아 걱정된다. 좋은 짝을 찾아준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라며 기뻐했다. 최씨는 또 "오랜 기간 집을 비워야하는 아들을 이해하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성이 있을까 궁금하다"며 "착하고 아들을 잘 돕는 한인 여성이라면 무조건 OK!"라고 덧붙였다. 최 함장도 이 같은 얘기에 싫지 않은 반응이다. 최 함장은 "19년을 바다에서 생활하느라 가정을 꾸리지 못했다"며 "6개월의 긴 항해를 기다려 줄 수 있는 인내심 많은 여성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2009-02-03

'2세들 해군 진출 지원'…동승한 5개 사관학교 학부모회 회장단

"앞으로 2세 자녀들이 해군 장교로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한인 학부모가 적극 지원을 해 줬으면 합니다." 본지 기자들과 미 이지스함 채피에 동승한 '미 5개 사관학교 연합 학부모회'의 박태영 회장과 최종철 고문이 입을 모은다. 이들은 이지스함의 엄청난 규모와 시설에 놀랐으며 전문가를 요구하는 해군의 특성과 복지 혜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해군 장교가 되는 길은 크게 3가지다.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거나 해군 ROTC 학사장교(OCS)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된다. 최희동 함장에 따르면 해군사관학교나 해군 ROTC 차별은 한국과 달리 거의 없다고 한다. "6개월~1년 정도가 지나면 출신 학교의 구분은 차이가 없어요. 그 이후부터는 개인의 적성이나 자질 열성에 달렸죠." 해군 ROTC출신인 최 함장의 중령 진급도 해사 출신에 비해서도 빠른 편이다. 연간 해군장교 배출 규모는 해군사관학교 1000명 ROTC 800명이며 학사장교도 수백여명에 달한다. 매릴랜드 아나폴리스에 위치한 미 해군사관학교(USNA)의 생도들은 졸업과 동시에 이학사 학위를 수여받으며 해군 소위 또는 해병대 소위로 임관된다. 한편 미 전국에서 해군 ROTC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UCLAUSC 등 60여개 정도 된다. 자세한 내용은 www.nrotc.navy.mil 을 참조하면 된다. 한인 학부모회에서도 해사 지원방법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문의: (310) 365-5144

2009-01-25

[한인 함장과 이지스함 타고 태평양 가다-3] 밤낮이 따로 없다

14일 오전 1시 30분. 함장실의 전화벨이 시끄럽게 울린다. 함내 기관실로부터 온 전화다. 개스터빈 한 축을 감싸고 있는 베어링에서 회색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보고다. 이물질의 판명 결과에 따라서 기동훈련 자체가 중단될 수도 있는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최 희동 함장이 잠에서 깨여 뒤척이고 있는 사이 오전 4시 다시 벨이 울린다. 판명결과 이물질에서 쇳가루가 검출됐다는 내용이다. 즉시 배 뒷편에 있는 기관조종실을 방문한 최 함장은 기관장으로부터 상황 브리핑을 들었다. 장기 출동을 앞둔 채피함의 일정을 고려해 볼 때 시급히 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기관장이 건의한다. 오전 9시. 전대장에게 보고를 앞두고 최 함장은 전 장교들을 소집해 현재 상황에 대해 각기 의견을 묻는다. 함장은 별도의 당직 시간이 없다. 다른 말로 하자면 24시간 함내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수시로 보고를 받고 결정해야 하는 게 임무다. 12억 달러짜리 이지스함정에 대한 모든 책임이 함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작전부터 항해 보급 인사 업무를 챙기다 보면 신경이 곤두서기 일쑤이지만 최 함장은 언제나 친근한 '큰 형님' 스타일이다. 최 함장은 질책이나 비판으로 권위를 과시하기 보다는 차근차근 알려주고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함내를 도는 동안 최 함장은 경례를 붙이는 하사관 수병들의 어깨를 툭툭치며 개인사를 묻는다. 함장이라는 권위가 무색하리만큼 친근하면서도 다정하다. 장교나 수병 할 것 없이 최 함장의 별명을 '나이스 가이(nice guy)'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실 최 함장의 권위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전문성과 수많은 경험에 녹아있다. 1990년 해군 소위로 임관한 최희동 함장은 19년간 바다에서 보냈다. 어떤 비상 상황도 이미 겪어본 베테랑 장교이다. "꾸짖기 보다 도와주고 타이르는 멘토십을 강조하죠. 또 이 배의 주인은 너라는 오너십(ownership)을 강조합니다." 자신이 첫 한인 함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모시던 함장과 부함장의 멘토 덕분이라고 공을 돌린다. 중학교 3학년에 미국에 온 최 함장의 한국어 실력은 놀랄만큼 완벽하다. 게다가 한국 해군 용어도 척척 꿰고 있어 한국 해군 함장인지 미 해군 함장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이다. 밤이 되어 약간 시장기를 느낄 즈음 파란눈의 사관실 수병이 간식이라며 '너구리'를 끓여 온다. 하와이 근해 미 해군 함정에서 함장과 함께 한국 라면을 먹고 있다는 사실이 좀처럼 믿겨지지 않는다. "아직 사관실 수병이 김치 담글 줄 몰라요. 배울 거라고 하는 데 언제쯤 될지 모르겠어요. 하하." 출항 때는 신라면과 햇반은 꼭 챙겨간다고 한다. 아버지가 목사인 최 함장이 추구하는 리더십은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다. "나라를 지키려고 자원 입대한 장교 하사관 수병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섬기는 것이 제 역할이죠. 또 납세자들이 맡겨준 값비싼 국가 재산을 손상 없이 다루는 것도 제 임무이기도 하지요." 24시간을 쪼개 바다 생활하다 보니 혼기를 놓쳤다. 집에선 결혼 하라고 수년째 성화다. 이번 출동은 중령 함장으로서는 마지막 항해이다. 내년이면 대령 진급 여부가 결정된다. 대령 함장으로 발령되지 않으면 육상 보직을 받게 된다. 구축함 함장을 거친 중령은 대령 진급이 거의 확실하다. 다만 제독으로 가는 대령 함장이 되느냐가 관건이 된다. "사실 제독이 될 지는 누구라도 장담하기 어렵죠. 3000명의 대령 가운데 10명만이 별을 달게 됩니다." 300대 1이다. 작전도 꿰고 있어야 하지만 국방부서 재정을 확보하는 능력도 심사 대상의 주요 부분이다. 함장실에 걸려 있는 액자에는 '씨 뿌려 거두고'라는 구절이 적힌 액자가 걸려있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소중한 액자이다. "사실 제가 하는 행동이나 이미지가 한인 함장에 대한 바로미터이죠. 전문성과 기량을 쌓는 것은 기본이고 가능한 모든 사람에게 성실하고 친근하게 대하려고 노력하죠. 그래야 다음에 한인 수병이나 장교를 만나더라도 좋은 이미지로 대하지 않겠어요." 기자들에게 그렇게 환대했던 함내 분위기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하와이 진주만=글 최상태 기자, 사진 백종춘 기자

2009-01-25

[한인 함장과 이지스함 타고 태평양 가다-2] 강하지만 부드럽게···점호 없고 '자율 군기'

이틀 째 최희동 중령이 지휘하는 이지스함 '채피'를 타고 하와이 근해를 둥둥 떠다녔다. 이제 좁은 통로와 약간의 배 흔들림도 익숙해졌다. 채피함은 태평양 함대 제11항모 타격단 구축함 전대 소속이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니미츠 항공모함에 배속돼 '니미츠 타격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주로 원해 초계지역인 한국과 일본 중국 인근 해역을 담당하고 있어 한번 출동을 나가면 두 달 동안을 바다에 떠 있게 된다. 9000톤급 함정인 채피함을 타고 기동 훈련에 참가한 기자는 승조원의 함상생활이 궁금했다. 사실 함정에는 밤낮이 따로 없다. 장교나 하사관 수병 가릴 것 없이 3교대 또는 4교대로 이뤄지는 근무 시간이 끝나면 자유 시간이다. 낮이라도 근무가 끝나면 간편한 복장을 입고 운동을 하거나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침상에서 음악을 듣거나 함내 식당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수병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딱딱한 군기에 익숙한 한국 해군 장교 출신인 기자의 눈에는 함내 군기가 느슨하게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일에는 상관의 지시가 없더라도 철저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한국 해군에 있는 야간 점호가 없다. 침실의 상태와 근무자를 확인하는 점호가 없다. 군대라는 느낌 보다는 직장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14일 오전9시. 적 함정에 침투해 나포작전을 실시하는 기동훈련의 시작이다. 함정에서 내려진 고무보트가 하얀 물살을 일으키며 바다 위를 종행무진으로 움직인다. 고무보트에는 기관총으로 무장한 저격수 7명과 조타수 1명 지휘관 1명 등 총 9명이 탑승했다. 훈련조는 성공적으로 적 함정에 상륙 해적을 나포했다는 성과를 올렸다. 채피함에는 여성 승조원이 약 4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인원 300명으로 약 15%를 차지한다. "여성 승조원들은 계급별로 별도의 구역이 정해져 남자들과 격리된 곳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전혀 불편함 없이 근무할 수 있기 때문에 함상 근무를 신청하는 여성 승조원들이 늘고 있죠." 작전관인 네이던 푸게이트 대위가 설명한다. 하와이에서 일본 오사카까지는 보통 7일에서 9일 가량이 걸린다. 이후에도 초계 임무를 위해 장기 항해해야 한다. 어쩌면 지루할 수 있는 항해 기간을 극복할 수 있도록 '스윔 콜(Swim call)'이란 시간이 있다.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서 배를 멈추고 수영을 하는 '레저 타임'이다. 장기간 항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마음껏 풀고 여유를 갖기 위한 것이다. 한 번에 20여 명씩 새파란 빛깔의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 맘껏 수영을 한다. 이곳은 염도가 높아 수영을 하지 않고도 몸이 둥둥 뜬다고 한다. 수병들에게는 즐거운 시간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안전사고가 날 수 있는 만큼 최희동 함장은 한치의 오차가 없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상어 등이 출몰할 수 있기 때문에 함미 비행갑판 양편에 실탄이 든 저격병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수영 시간에 구조 요원이 아닌 저격병을 배치하는 곳은 해군 뿐이죠. 하하하." 최 함장이 상쾌하게 웃는다. 한번은 채피함이 알래스카로 이동할 때 였다. 배를 멈춘 뒤 수병들이 낚싯대를 드리우자 60~70파운드 짜리 광어가 쉴새없이 올라왔다. 평소 낚시에 익숙하지 않던 최 함장도 이 날 만큼은 25마리를 잡았다. 회를 쳐본 경험이 있는 필리핀계 수병이 날랜 솜씨로 회를 떠 이날 만큼은 사시미로 배 승조원들이 포식을 하기도 했다. 통상 한번 항해 때 부식을 싣고가는 비용은 약 16만 달러 어치가 든다고 한다. 냉동 음식은 21일 건조 식품 45일 우유 15일 계란 10일치가 실린다. 매일 6갤런짜리 우유가 2케이스 30개 들이 달걀 1케이스가 소비된다. 수병 한명당 한끼에 12달러가 책정되는 만큼 웬만한 바깥 식당보다 음식 맛이 좋다. 한번 출동을 위해 채워야 하는 기름값이 약 100만달러에 달한다고 하니 새삼 그 규모에 놀라게 된다. 세탁실과 다림질을 담당하는 수병이 따로 있다. 통로를 돌아오니 샤워 소리가 들린다.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가 있어 짠 해수를 담수로 바꿀 수 있다. 이 때문에 수병들이 언제든 맘대로 샤워할 수 있고 식수를 싣고 갈 필요가 없다. 함정 갑판으로 나오니 채피함이 물살을 가르며 힘차게 항진한다. 하늘이 바다빛 만큼이나 푸르다. 채피함에 탄 한인 승조원 2명 '공짜로 세계 여행 경험 넓히려 지원' "세계 여러 곳을 마음껏 다니며 경험을 넓힐 수 있어 지원했습니다." 이지스함정 채피함에는 최희동 중령을 제외하고 두 명의 한인 승조원이 타고 있다. 이들은 해군을 지원한 이유로 경제적 이유와 세계 여행을 공짜로 맘껏 다닐 수 있는 점을 꼽았다. 케빈 신(한국명 경수.31) 하사는 전자 장비 테크니션이다. 2007년 5월 해군에 입대해 시카고에서 2개월 동안 기초 훈련을 받은 뒤 1년간에 걸쳐 직무 훈련을 받았다. 서인천고를 졸업한뒤 미국에 온 신 하사는 덴버에서 2년간 비행 정비학교를 마친 뒤 항공경영학을 전공했다. 입대 전에는 델타 항공에서 항공정비사 보조를 했었다. 일단 6년 휴직을 하고 입대를 결심한 데는 4만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융자를 해군에서 탕감해 주는 조건이 끌렸기 때문이다. 하와이 헬리콥터 소대에 배치된 신 하사는 이달 중으로 출동 나가는 채피함에 배속됐다. 이번이 첫 항해 경험이다. "첫 항해라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요. 하지만 긴 항해가 끝나고 일본이나 한국에 가서 여행할 생각을 하면 벌써 가슴이 벅찹니다." 또 다른 한인 승조원은 에런 브루너(22) 수병. 브루너는 미 육군 대구기지로 파견나온 독일계 출신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4년 전 입대한 브루너 수병은 정보 시스템 테크니션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 노래를 줄줄 부르는 브루너 수병은 이번 항해가 5번째다. 부모가 살고 있는 진해로 가서 근무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성실한 태도로 주위서 좋은 평판을 받고 있는 이들은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한인의 위상을 점차 세워가고 있다. 하와이 진주만=글 최상태 기자, 사진 백종춘 기자

2009-01-22

[한인 함장과 이지스함 타고 태평양 가다-1] 칠흑 속 헬기 착륙 '손에 진땀 쥐네'

지난 13일 오후 2시 하와이 진주만으로부터 10여 마일 떨어진 태평양 앞바다. 한인 첫 구축함 함장 최희동 중령이 지휘하는 미 해군 최신예 이지스함 '채피'가 코발트빛 바다 물살을 가른다 "키 120도 잡아." "키 120도 잡아." "스피드 7낫트(knot).""스피드 7낫트." 채피의 함교 당직사관이 명령이 내리자 조타병들이 복창하며 신속하게 타를 움직인다. 이지스함 채피의 함교(bridge)는 함정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모든 항해 정보를 한 눈에 보고 결정할 수 있는 곳이다. 이날 기동 훈련은 '바다의 매'라 불리는 SH-60B '시호크(Seahawk)' 헬기를 여러 상황 속에서 이지스함에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훈련 상황이 주어졌다. 최희동 함장은 "함교 당직사관은 헬기가 착륙이 용이하게 맞바람을 받도록 항로를 잡아줘야 하고 동시에 함정의 흔들림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항해해야 한다"며 "헬기 조종사는 어떤 악천후 가운데서도 이착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훈련 의미를 설명했다. 채피함은 파도 높이가 최대 10피트(3m)까지 헬기를 이착륙을 할 수 있다. 오후 10시 함장실. 최희동 함장이 벽면에 걸린 비디오 화면에서 저공 비행을 하고 있는 시호크를 유심히 보고 있다. 헬기는 함정과 높이 1미터를 유지한 채 30분째 날고 있다. 악천후를 대비한 훈련이다. 함미에 설치된 비디오 카메라를 통해 함장실과 함교 전투정보실 사관실 등에서 동시에 볼 수 있다. 실시간으로 작전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온갖 전투 정보가 한 곳으로 집결돼 '채프함의 두뇌'라 불리는 전투정보센터(CIC)의 가로.세로 2m 크기의 대형 스크린 2대 중 한 대에 헬기 착륙 장면이 비춰진다. 레이더 및 대함 대잠 레이더 콘솔 수십여 대가 배치되고 각종 전자 해도 등이 위치해 고도의 작전 수행이 가능한 곳이다. 칠흑같은 밤에 사방 19미터의 비행 갑판에 헬기가 안전하게 착륙하려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갑자기 항로가 바뀌며 배가 한쪽 기운다. 갑판으로 부터 1m 높이에서 고도를 유지하고 있던 헬기가 좌우로 흔들리자 이를 지켜보던 관계자들이 손에 땀을 쥔다. 함미 비행갑판 상부의 헬기 관제탑에서는 여성 통신하사관이 파일럿과 긴급히 교신을 주고 받는다. 함미 갑판에 부착된 RSD(raft securing device)가 움직인다. 이착륙 중에 흔들리는 헬기를 붙잡아 고정시키는 장치다. RSD가 격렬히 움직이던 헬기 하단부를 신속하게 붙잡자 상황이 종료됐다. 안도의 한숨들이 들려온다. 6개월간 장기 출동을 앞두고 있는 채피함은 헬기 조종사들의 임무수행 능력이 필수적이다. 주간.야간.악천후.저속 및 고속 기동 등 모든 상황을 대비해 이착륙 훈련을 한다. 채피함에는 40여명의 여성 승조원이 근무해 전체 300명 가운데 15%를 차지하고 있다. 거의 24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훈련에서 헬기는 수십 차례를 뜨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시호크는 채피의 함미 비행갑판에는 탑재된다. 두 개의 격납고가 있고 함미 갑판을 이용할 경우 총 3대의 헬기를 탑재할 수 있다. 모선으로부터 행동반경 180km인 시호크 헬기는 적 잠수함을 잡는 MK-46 어뢰 3기와 함정 등을 공격할 수 있는 '헬파이어'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3.5톤의 무기를 실고서 순항속도 시속 270km로 날 수 있다. 아침이 되자 착륙해 있던 시호크의 프로펠러가 다시 돌기 시작한다. 비행 시간이다. 프로펠러 소리가 커질수록 바다에서는 하얀 거품이 일기 시작한다. 수직으로 떠 오른 헬기는 채피함을 한번 선회한 뒤 하늘로 사라진다. ■이지스(Aegis) 전투체계란 이지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말로 제우스 신이 그의 딸인 '전쟁의 신' 아테네에게 준 방패의 이름이다. 메두사의 머리가 달려 있는 이 방패는 눈을 마주친 적을 돌로 바꾸는 힘을 가졌다고 한다. 함대를 지킨다는 원래의 목적과 그리스 신화 속의 방패라는 이미지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전속력 때 기름값, 초당 50불 쓰는 격 채피함이 최고 속력 30낫츠(knots 약 54km/h)로 항해할 경우 마일당 156갤런을 소비한다. 시간당으로는 5672갤런을 쓴다. 금액으로 환산땐 시간당 1만 7186달러를 사용한다. 1초당으로 계산하면 대략 50달러 짜리를 끊임없이 바닷물 속으로 던지는 것과 같은 셈이다. 이지스 구축함의 총 가격은 12억 달러. 종합 무기 방어체계인 '이지스 수트'는 11억 달러로 가장 비싸다. 잠수함 측정 장비 소나체계는 4800만 5인치 대함 사격장치가 450만 달러 프로펠러 개당 150만 달러이 든다. 채피함의 총 비용을 1달러 지폐로 바꾸면 지구 4.74배를 깔 수 있다. 〈하와이 진주만=글.최상태 기자 사진.백종춘 기자〉

2009-01-19

첫 한인 함장 최희동 중령 '태평양 호령' 최신예 구축함 '채피' 지휘

〈하와이 '채피' 구축함=최상태 특파원> 인천항을 떠난 상선 '갤릭호'에 몸을 실은 한인 이민선조들이 하와이 호놀룰루 항에 첫 발을 내디딘 날은 1903년 1월13일. 106년 전 바로 오늘이다. 우리의 이민 선배들은 하와이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며 날품을 팔던 노동자였다. 하지만 한 세기만에 한국인은 하와이 바다를 호령하고 있다. 9200톤짜리 미 해군 최신예 구축함 '채피(Chafee)'를 지휘하고 있는 첫 한인 함장인 최희동 중령(41)은 선조들의 고된 땀방울과 슬픈 눈물을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연방의회가 6년 전 선포한 '미주 한인의 날'을 맞아 최 함장의 구축함에 올랐다. "한국인이 못할 일이 있겠습니까. 선조들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그 뜻을 펼쳤습니다. 되레 그 바탕에서 쉽게 출발할 수 있는 한인 2세들이 좌절하는 일이 많아요. 미주 한인의 날 106주년의 의미는 '굳은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최 함장이 지휘하는 채피함은 12억 달러짜리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이다. 1300㎞ 이상 떨어져 있는 목표물을 족집게처럼 정확히 공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수십 발을 적재하고 있다. 비행갑판에는 SH-60B '시호크(Seahawk)' 헬리콥터가 탑재돼 있다. 시호크 헬기는 MK-46 어뢰와 '헬파이어' 미사일로 적 잠수함이나 함정을 공격하는 '바다의 매'다. 여기에다 300개 대공 표적을 한꺼번에 방어할 수 있는 그 유명한 ‘이지스’ 방어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7함대 소속의 채피함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첫 한인 함장을 배출한 채피함의 이름은 6·25전쟁 때 해병대 중대장으로 참전했고 미 해군성 장관을 지낸 고 채피 상원의원의 이름에서 따왔다. 12일 오전 10시 하와이 진주만 미 태평양함대 부두에서 채피함이 긴 뱃고동 소리를 울린다. 채피함이 예인선 두 대의 도움을 받아 진주만 수로를 서서히 빠져 나온다. 각각 2만5000마력의 개스 터빈 엔진 두 대의 소리가 커진다. 하얀 물살을 뒤로 하고 배가 미끄럼을 타듯 앞으로 나아간다. 훈련은 시작됐다. '채피'함 해상 기동훈련 집중 보도 예정 본보는 12일부터 16일까지 진주만 해상에서 펼쳐지는 채피함의 해상 기동훈련에 사회부 최상태 기자와 사진부 백종춘 기자를 특파, 구축함에 승선해 대공·대잠·대함 훈련과 함상 생활 전 과정을 후속 보도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2009-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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